러시아 산업 현황

▶ 러시아는 자국 내 생산 자급화를 목표로 제조 산업 구조 개편 중

▶ 자국 기업의 부족한 공정 기술과 부품 분야에 협력 가능 핵심 파트너로 한국 측 참여 환영

▶ 한러 기술 협력을 통한 상용화 기술융합 과제 창출 및 현지 진출 적기

러시아는 한때 고가 수입품 산업의 중심지였다. 모스크바 백화점에는 수입 고가품이 즐비했고, 마가진이라 불리는 생필품 상점에도 식품부터 의류까지 자국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소련 해체 후 경공업 산업이 성장하지 않은 탓에 생필품 대부분을 수입으로 대 체했기 때문이다. 에너지로 벌어놓은 자본이 수입으로 다시 빠져나가는 구조였다. 2008년 세계 경제 위기로 인한 유가 하락은 러시 아 경제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극심한 경제 침체를 겪은 후 러시아는 관계 산업을 키우지 않으면 언제라도 소국 산유국으로 전락 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실감했다. 특히 유가 회복에도 불구하고 지속해서 하락하는 경제성장률은 에너지 의존 성장 모델의 한계를 의미했다.

2009년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러시아 경제 현대화를 주요 과제로 삼았다. 에너지 효율성, 원자력 기술, 정보기술·통신, 우주 기술, 의 료·제약 분야를 5대 핵심 산업으로 선정했고, 미국의 실 리콘 밸리를 벤치마킹한 스콜코보 혁신단지도 조성했 다. 하드웨어 산업에 소프트웨어를 장착하기 시작한 것 이다. 경제 구조를 개혁하고 성장을 이루려면 외국의 인력과 자본 유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 유치 또한 적극적으로 펼쳤다. 경제특구를 정해 클러스터형 투자 기반을 마련하고, 외국인 고급 인력에 대한 고용 허가도 완화했다. 더불어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옴부 즈맨 제도와 하이테크 상품에 대한 통관 절차 간소화 등 투자 편의를 위한 제도도 새로 만들었다.

러시아 스콜코보 혁신단지

그런데도 경제 위기는 반복되었다. 2013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하자, 미국과 EU는 즉각 러시아 경제 제재로 대응했다. 루블화의 폭락은 물론 경기 침체, 수입 제 재로 인한 생필품 수급 불안 등 이전 경제 제재와는 다른 차원의 위기를 불렀고, 경제 구조 개혁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 되어버렸다. 러시아는 대러 경제 제재를 국내 제조업 육성의 기회로 삼아 수입 대체 산업 육성을 핵심 경제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업 지원 펀 드로 산업개발기금(200억 루블 상당)을 조성한 것은 물론, 수입 대체 참여 기업에 조세 감면, 산업 육성 지자체에 인센티브 제공, 정 부 물품 조달 시 러시아산 제품 우선 구매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을 실행 중이다.

베트남과 유라시아 경제 연합(EAEU) 간 발효된 베트남-EAEU FTA는 러시아 투자 변화 정책에 마중물이 되었다. 협정 체결 이후 베 트남과의 교역은 매년 30% 이상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를 확대해 이란, 중국, 싱가포르, 인도, 이스라엘, 한국 등 동북 아 국가들과 경제협정 체결(FTA 등)을 추진 중이다. 그간 높은 관세로 막혀있던 투자와 상품 교역이 해결되면 동북아 경제 벨트는 더 욱 단단히 조여질 것이다.

러시아는 단일국가 중 가장 큰 영토를 가졌다. 그러나 러시아 8개 관구 중 66.4%를 차지하는 극동과 시베리아 관구는 춥고 척박하 다. 거주 인구도 서울 인구 대비 절반 정도인 600만 명 수준이다. 하지만 이 땅은 천연가스, 광물 등 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러시아 정부는 극동 및 시베리아 관구 개발을 국가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채택했다. 또, 정부 주도로 선도개발구역,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 등 외국인 투자를 위한 제도와 정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2018년 러시아는 극동 관구의 주도를 하바롭스크에서 블라디보 스토크로 대체했다. 러시아엔 신동방, 태평양권 국가에는 신북방 시대가 열린 것이다.

2018년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 주 의제는 러시아의 광대한 자원과 한국의 실용 산업을 융합한 신성장 동 력 창출을 목표로 하는 혁신 플랫폼 구축이었다. 2019년부터 현재까 지 진행 중인 기술협력 프로젝트만 20여 건이 넘는다. 이들은 어느 한 쪽만 좋은 협력이 아니라 양국이 모두 윈-윈하는 성공 모델을 목표로 한다.

러시아 스콜코보 혁신단지

러시아 수교 30주년은 양국 간 협력 확대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양국 정부의 관심도 고조되는 만큼 해야 할 일도 많다. 우선 지난해 2월 한국과 러시아 총리가 협의한 9개 다리 행동 계획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양국 교역 확산을 위해 한-러 FTA 조속 한 협상, 수산물류 가공복합단지 건설, 쇄빙 LNG 운반선 한국 수주, 한국기업의 블록트레인 TSR 운임 할인 등 전방위적인 지원이 본 격화될 것이다.

특히 물류와 경제뿐 아니라 기술적 교류도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다. 과학기술 기반 협력이 튼튼해야 시류에 흔들림 없는 협력 관계 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손뼉이 마주칠 때다. 누구 손이 큰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적당한 속도와 방향이 중요하 다. 한-러 경제협력도 마찬가지다.

【참고】 외교 간행물 _ 외교부(2018), 한러 기술협력 분야 발굴 조사 _ 한러혁신센터(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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